대학시험이 주는 심리적인 부담은 당사자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심각하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는 집안의 긴장된 분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얼마 전 수능이 끝나고나니 이제는 수험생들에게 논술과 심층면접이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왔다.
우리 큰 아이가 시험을 준비할 때, 나는 논술을 잘 보려면
평상시에 신문 사설을 열심히 보고 항상 생각을 많이하라고 일렀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 논리구조를 실제로 내 몸에 체득시키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되느냐 인데, 나는 우리 아이에게
매일 신문 사설을 그대로 베끼는 훈련을 하도록 하였다.
우리 말에도 있듯이,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 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큰 아이가 심층면접을 하기 전 날 나는 마침 지방에 있었는데,
애엄마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는 아이에게 조언을 해주라해
삼사십분정도 내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다.
몇가지를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어떤 주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
양비론이나 양시론에 절대 빠져서는 않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A 이고 B 이라는, 황희 정승같은 병렬적 논리전개는, 토론에서는
더구나 시험에서는 절대 피해야한다. 도대체 자기의 주관이 없는 것이다.
A의 주장근거를 이야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B라는 주장을 펴면서,
그렇게 주장하는 이유를 전개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B 이다, 라는 논리를 전개할 때,
그 주장근거에는 자신의 가치, 철학이 담겨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영어의 공용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문제 - 이 문제는 우리 큰 아이 시험 때 나온 문제이다 - 에 대하여,
공용화를 주장하는 논거를 설명하고,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용화에 반대하는 자신의 논거를 제시하는데,
이 때 왜 나는 그렇게 주장하는가, 하는 보다 근본적인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공용화에서 오는 실리적인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문화와 역사의 존재가치가 효용성에 우선하여야 하고
더 우월적 가치를 가진다는 자신의 철학적 이유때문이라는 점을
명쾌하게 표현하여야 하는 것이다.
며칠 전 신문에 보니 내가 전에 우리 아이한테 하였던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한 글이 있기에 <뉴스스크랩>에 올린다.
모쪼록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조블 2005/11/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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