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할 말이 없다.
그냥 그렇게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누군가는, 혁명은 이상주의자가 기획하고, 폭력이 실현시키며,
그 열매는 악마가 먹는다 했다.
가까운 사람들중
2명은 촛불들러 광화문으로 갔고,
5명은 태극기를 들고 대한문으로, 방심위로 갔다.
바야흐로 난세는 난세다.
슬퍼하는 친구에게 연락해서 갈비를 살테니 나오라고 했다.
저녁을 먹으며 위로하고,
차를 마시며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슬프다.
슬퍼하는 이들에게 드리는 위로.
설사 그들에게 그 사흘이 너무나 길다 할지라도.
그대 슬퍼하는 이여 고개를 들라
갈보리 언덕과 부활의 날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날과 기쁜 날은
불과 사흘 사이이니라
4.
금년 연하장은, 낙천지명(樂天知命)을 썼다.
연습없이 그냥 쓴 글.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쓰고나면 변변치않다.
한 글자 한 글자, 그리고 전체의 조화, 무엇하나 제대로 된게 없고 결점만 눈에 띈다.
때로는 내 호와 이름 석 자 조차도 제대로 못쓴다는 자괴감이 나를 괴롭힌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작품을 쓸 때면 항상,
끼가 넘친다... 는 말씀을 하신다.
표현을 하지는 않으시지만 속에 담은 말씀은, 끼가 넘친다는 것이 아니라,
끼만 넘친다, 기초도 제대로 안돼있으면서... 라는 것일거다, 라고 혼자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을 쓰는게 필요하고 중요하다.
연습만 할 때는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들이
작품을 쓰고나면 문제들이 그냥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항상 깨어있게 된다.
친구들에게 연하장을 몇 장 써서 주었다.
내가 쓴 글로 연하장을 주기는 처음이다.
낙천지명( 樂天知命)은 주역의 낙천지명고불우(樂天知命 故不憂) 에서 따온 글.
하늘의 뜻을 알고 즐거운 마음으로 명을 따르니 고로 근심이 없구나.
50대 나이를 지천명이라함도 이에서 비롯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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