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고향인, 명문 양동이씨 문중의 이(李)는 나와 절친한 친구다.
최(崔)와 김(金)은 함께 자주 만나는 사이. 우리에게는 형님뻘이다.
이(李)의 집애서 개를 키우고있었는데, 오래전부터 그 개가 아파서
병원을 제 집 드나들듯이 다녔다. 꽤 오랫동안...
집안의 온갖 사랑을 다 받으며 자라던 개가 아프기시작하니
온 집안이 난리다.
개의 이름은 순이.
순이도 사람이 앓는 것과 똑같이 당뇨, 고혈압, 백내장 등등...
사람과 똑같은 병명에 들을 때마다 놀랜다.
병원비만도 수천만원을 썼다.
우리 모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특히 이(李)의 부인과 딸들이 순이에게 정이 들어서 떠나보낼 수가 없다 한다.
우리는 이해할수 없었지만 오랫동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며
점차 나중에는 그럴수 있겠다싶기도 했다.
한동안 못만났는데,
카톡을 통해서 연락이 왔다.
오늘 오간 내용과 사진들.
그대로 여기에 올린다.
이(李)
우리 순이가 지난 5월 20일 새벽 2시경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평생 약 먹고 수술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피를 토하고
너무 불쌍하게 갔지만 10년동안 우리가족을 행복하게 해주었고 웃음주었습니다.
이쁘고 착하고 아픔을 잘참고 너무 귀여운 아이였어요.
제천에있는 아주 좋은 굿바이펫트라는 곳에 가서 우리가족 모두 함께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난 일요일 순이가 뛰놀던 대관령 산자령 앙수리 잔디밭에 가서
잘 뿌려주고왔어요. 순이야 잘가 우린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다
이(李)
장님으로 6년을 살았지요.
마지막 한달을 병원에서 지내고 우리가족은 병원으로 출퇴근.
우린 복받을 수 있을까. 최(崔)형님처럼. 흑흑 엉 엉
최(崔)
순이양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안락사시키라고 막말한것 사과드립니다.
넘 착하고 이쁜 순이야 잘가거라.
너때문에 한가정이 행복해했으니 너는 좋은일하고 간거야.
Good bye 순이!!^^^
이(李)
감사합니다. 형님. 감사.
김(金)
아무나 할수있는 일이 아니지요.
그동안 애 많이 쓰셨소이다.
사랑많이 한 만큼 복도 많이 받으실겁니다.
이(李)
감사.
아이현
너무 안타깝습니다.
순이는 그동안 말로만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정말 사랑스럽네요.
그동안 함께 지냈던 시간, 좋은 추억으로 남겠지요.
개도 생명과 육신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동안 병으로 아픈 세월을 보내다 갔으니,
이제 육신의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한 세상으로 떠났다고 생각하시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으시기바랍니다.
순이의 명복을 빌며 남겨진 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李)
너무너무 감사하무니다. 감사.
이(李)
당분간 상중이라 각별히 언행조심하겠습니다. 모두모두 감사.
순이의 죽음을 접하면서 생각이 난다.
우리 큰애가 초등학교 저학년, 그리고 둘째가 아직 학교들어가기 전이니,
거의 25년쯤 전.
할아버지가 보내주신 새가 있었다.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예뻐하면서 키웠는데
어느 이른 봄, 비오던 추운날 새가 죽었다.
아이들이 슬퍼했다. 나도 함께 우울하고 슬퍼졌다.
아이들과 함께 작은 새의 죽음을 손에 안고,
근처 야산에 올라가 좋은 자리를 찾아 곱게 묻어주었다.
그리고 모두 함께 기도하면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새의 명복을 빌었다.
어느 생명이나 죽음 앞에서는 경건해진다.
그 생명이 사람이건 짐승이건간에....
중요한건 정....이다.
오랫동안 만나고 지내면서 쌓여온 정.
그 정때문에 우리는 싸우면서도 쉽게 헤어지지를 못한다.
죽음은 그 정을 모두 떨치고 떠나는 것.
슬프지않을 수 없다.
문득 떠오르는 시.
아마도 죽음과 정, 그리고 잊지못할 사연을 생각하며
결국은 잊혀져가는 인생의 아픔과
성찰을 그린 내용이 아닐까.
바람의 말
*조블 2015/06/0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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