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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 (1) - 천왕봉

일상

by 아이현 2016. 1. 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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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계획

 

지리산 등반은 3주전에 결정된 일정이다.

미리 정할수밖에 없는 것이, 숙박을 위한 지리산대피소의 예약은

숙박 15일전 10시정각, 인터넷으로 경쟁하여 결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토요일인 경우,

예약이 된다는 것은 거의 로또당첨만큼이나 어렵다고들 이야기한다.

 

6월의 몇군데 산행은,

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기위한 훈련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일정은 실제 산행에서 변경되었다.

 

원래 계획은,

첫날 중산리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천왕봉을 오른후 벽소령 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지리산 종주를 하고 내려오는 일정이었다.

이 일정에 따라 엄청난 경쟁을 뚫고

토요일 밤 벽소령대피소에 3명 예약까지 성공하여 마친 상황이었다.

 

 

 

2.출발

 

7/9일(금) 오후 3:30분,

동행 한명과 서울 양재에서 만나 승용차로 출발.

 

또다른 한명과 합류하기위하여 그가 근무하는 서산으로 향했다. 

중간에 잠시 행담도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셨다. 

 

 

서산에 도착,

우리가 항상 다니던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한후,

산행에 필요한 식량과 과일, 용품들을 구입한 후, 중산리로 향했다.

약간의 사정이 있어 서산에서 시간을 지체하였다.

 

경상남도 산청군 중산리에 도착하여,

<중산리 탐방지원센터> 바로 아래에 있는

펜션에 도착한 시간이 밤 12시였다.

 

숙소도착이 늦어짐으로써

다음의 산행일정이 차례로 지연되고,

이윽고 전체일정이 변경될 수 밖에 없게되는 단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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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은 아름다웠다.

<물소리 바람소리>라는 펜션 이름도 좋았는데,

실제 지리산 계곡의 물소리는

깊은 산속에 와있음을 느끼게해주었다. 

 

 

 

3.산행

 

중산리 탐방안내소 앞에는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마이크로 버스가 수시로 오간다.

차량은 모두 통행이 제한되는데, 법계사 차량만 예외다.

 

신도들을 위한 차량이지만 실제 대부분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보시함에 천원 정도의 돈을 넣고 타면된다.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탔다.

버스는 등산객들로 순식간에 통로까지 가득찬다.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차를 타고 10여분 이리저리 굽은 산길을 오르면,

<순두류>라는 곳인데, 여기서부터

드디어 <천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 오르는 길은 여러군데다.

이틀 혹은 사흘 정도의 산행시간을 가진 사람들은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올라 능선을 거쳐 <천왕봉>에 오르는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5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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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중산리>에서 해발1,915미터의 <천왕봉>으로 직접 오르는 코스인데,

거리가 4.8km로 짧은 대신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우리가 택한 코스가 이 길인데,

산에서 1박을 하는 계획에 맞추어, 식량과 생수, 과일, 비상식 등으로

등짐의 무게는 대략 12~15kg(?). 

실제 재지를 않았으니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략 추산해본다. 

 

7월10일(토) 아침 8:10분,

지리산 천왕봉 등정이 시작되었다.  

 

출발지에서 2.8km 지점에 <법계사>가 있고,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 2.0km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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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계사>는 대웅전은 없고

부처님 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6.25전쟁때는 지리산 빨치산의 아지트가 자리잡았던 곳이다.  

남부군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법계사>에서 20여분 이상을 돌아보면서 쉬었다.

 

법계사를 지나서부터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점점 더 급해진다.

경사가 급해지는만큼, 쉬어가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갈수록 훌륭해진다.

 

땀은 비오듯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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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까지 남은 거리를 보여주는 이정표는

정상에 다가갈수록 촘촘히 세워져있다.

천왕봉 0.6km, 천왕봉 0.3km...

산에 오르느라 지친 등산객들에게

이제는 거의 다 왔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마음이리라.

 

 

정상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때쯤,

정상 가까이의 경사는 거의 수직으로 보이는데,

마지막 올라가는 계단에 사람들이 매달려 오르는 것이 보인다.

 

정상 300미터쯤 되는 지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기운을 회복한 후, 정상에 오르기로하였다. 

 

 

천왕봉 정상에 거의 올라오니

안개, 구름이 바람에 흐른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해발 1,915미터, 지리산 최고봉의

정상 표지석은 사직을 찍는 사람들로 혼란스러웠다. 

바로 아래, 한쪽 구석에는 추위를 피하여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정상에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집사람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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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착하여 10여분 쉬고,

능선을 따라 <장터목>으로 향한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상에 올랐다는 만족감으로 가볍게 걸음을 걷는다.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니 그래도 조금은 나으리라,

라고 생각했다.

 

천왕봉에서 <장터목>까지 1.7km.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바위와 돌로 그리 순탄치 않다.

 

  

 

<통천문>을 지나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한다.

한시간 남짓 걸었다.

 

<장터목>에서,

이제 다음 일정에 대하여 결정을 해야한다.

 

계획은 <벽소령>에서 1박을 하는 것이었는데,

사실 처음부터 일정에 무리가 있다는 우려는 계속 있었다.

 

장터목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30분.

벽소령까지의 거리는 약 10km.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무리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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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km거리에 있는 <세석>까지 가는 방안도 이야기되었지만,

예약이 안된 상태에서, 숙박에 어려움과 번거로움이 예상되는 상황. 

 

대피소에서는 예약한 사람들부터 채우고나서,

예약안된 사람들은 주민등록증의 나이순으로 세워

연장자부터 입실시킨다한다.

나는 아마도 1~2등을 하겠지만 동행한 후배들은 중간 이후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안전한 길을 택하기로 했다.

<장터목>에서 다시 <중산리>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벽소령>에 전화하여 취소하고나니

갑자기 시간이 여유로와졌다.

 

<장터목>에서 1시간 이상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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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에서 <중산리 안내소>까지 거리는 5.3km.

 

계곡을 따라 급경사의 길을 내려오는데,

해가 훤한 대낮인데도,

울창한 수풀사이에 난 좁은 등산로를 걸으니

어둑어둑한게 마치 저녁무렵 으슥한 산길을 걷는 분위기다.

 

게다가 길이 험하기로는 정말 대단하다.

바위와 돌로 이어지는 길이 끝이 없다.

조금이라도 흙길이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흙을 밟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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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 돌아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구는 백무동 길이 더 험하다 하고

누구는 장터목에서 중산리 하산길이 더 험하다고 하여 의견이 다르지만,

두 길을 모두 걸어본 일행 중 한명은,

장터목/중산리 하산 길이 더 <지긋지긋>하다고 한다.

 

숲이 깊어 어두컴컴한 길에서,

혼자 산을 오르는 여자를 두명이나 만났는데,

배낭의 끝이 머리위에서 한뼘은 더 올라올 정도로 등짐이 대단하다.

오직 감탄할 뿐이다.

 

계곡에서 몇번 쉬었지만,

거의 다 내려와서는 내 다리도 이미 풀려있어

지탱하기가 힘들 정도로 지쳐있었다.

 

안내소까지 내려오니 저녁 7:30분. 

약 11시간의 산행이었다.

 

 

전날 묵었던 펜션에는 방이 없다.

안내소 앞, 숙소에 방을 정하고,

푸짐한 식사를 즐겼다.

 

샤워를 하고,

방에 들어와 누우니 온몸이 개운하다.

 

비가 내린다. 

내일은 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다.

 


 

*조블 2010/07/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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