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가을이 지나갈 무렵 나는 갑자기 산에 가고싶어졌다.
발에 문제가 있었는데 이것이 계속 나를 붙잡고있었다.
빨리 낫기를 기다렸지만, 오래 시간을 끌었다.
그런 상태에서, 겨울이 초입에 들어선 어느날
친구 두명과 관악산에 올랐다.
산에 오르기시작할 때 날은 추웠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치 교통체증에 걸린 도로같다는 느낌이었다.
관악산을 잘 아는 친구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않는 곳으로 길을 잡았다.
고즈넉한 길에 낙엽이 융단처럼 가득했다.
가까운 동네 대모산이나 청계산 정도를 가볍게 다니는 수준이지만,
한때는 남들처럼 산에 다니는걸 좋아하였다.
소백산은 그야말로 내 구역이라 할 정도로 가볍게 오르내렸다.
절에서 주먹밥 싸들고는 고무신 바람으로 연화봉, 비로봉까지 내쳐달렸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다.
사회 초년병 시절, 여름휴가때는 지리산에 다녀오기도하였다.
피아골을 오르며 숨이 턱에 차오르던 기억과
노고단 산장에서의 기억이 오래된 추억으로 남아있다.
산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자리를 구하지못하고,
근처에서 텐트를 쳤는데, 한여름 밤, 노고단에서 거의 죽음같은 추위를 맛보았다.
관악산은, 산에 바위가 많다는 느낌이 새삼 낯설었다.
그러나 관악산의 바위는 품격을 느끼게해준다.
몇달 금연하고 헬스를 다닌 효험을 본것인지 별 무리없이 잘 올랐다.
친구들이 몇가지 장비를 보완하라고 조언을 하였다.
등산화는 내 기억에 아마도 7년전에 산것같은데,
당시 좋은 등산화는 대부분 통가죽으로 된 등산화였다.
그런데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등산화는 좋아야된다며
요새 고아텍스 등산화로 바꾸라는 이야기다.
결국 집사람까지 덩달아 조금 오래된 등산화를 바꾸고,
겨울산행에 대비하여 몇가지를 장만하였다.
몇몇 프로급 산꾼인 친구들이 나를 산으로 유인하려고 한다.
특히 겨울산행을 유혹하는데, 태백산 칼바람과 맞서는건
아무래도 너무 진도가 빠른거아닌감 하며 조금 미루고 있는 중이다.
*조블 2010/01/04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