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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와 스미마셍

일상

by 아이현 2015. 12. 3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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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내한공연 

부부동반 관람 7월00일 저녁 7시

장충동 국립극장 참석여부 문자나 전화요망

미리 달력에 메모 요망합니다.

 

이번 주말 아시아나CC에서 만나기로한 후배가 보내온 문자 메세지다.

주말 팀 멤버중 다른 한명과 통화하다보니 그도 같은 문자를 받았고,

이야기인즉 아마도 후배가 초대하는 모양이다.

문자 메세지가 핸드폰에 찍힌건 그제였다.

 

어제는 일찍 잠이 들었는데, 그래선지 새벽에 일찍 깨어났다.

담배를 안피운지 21일째인데, 간혹 무력감에 빠지고

생활 패턴이 이따금 낯설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내가 깨어나는 인기척에 집사람도 깨어났다.

 

잠시 거실에 앉아있다 방에 들어오는데 갑자기 메모가 생각났다.

- "캣츠"를 가게되면 볼꺼야?

물어보면서도 솔직히 나는 그리 내키는 마음은 아니었다.

오래전 미국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 근데, 왜 갑자기" 캣츠" 이야길 하는데?

자다가 봉창 두들긴다더니만, 느닷없이 "캣츠"라니.

집 사람이 의아해 하면서도, "캣츠"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을 이야기한다.

대수롭지않게 이야기를 꺼냈던 나는 집사람이 그리 보고싶어할 줄,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집사람은 EBS에서 하는걸 큰 아이와 같이 보았는데, 그때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해설이 있었기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더 재미있었다고.

 

내한공연을 꼼짝없이 다시 보게생겼다.

 

15년쯤 전인가? 

뉴욕에 일이 있어 갔는데, 맨하탄의 Penn Station 앞 무슨 호텔에 묵었다.

도착하는 날이라 조금 무리인듯 하긴 했지만, 호텔에서 좀 쉬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기로했다.  

그 때 최고의 인기작품은 시작한지 얼마 않된 "미스 사이공" 이었는데,

표를 구하려니 매진이다.

 

그런데 "캣츠"는 공연한지 이미 오래되어서였는지 표를 구할 수 있었다.

할 수 없이, 그러면 "캣츠"를 보기로 하고, 저녁에 브로드웨이의 극장으로

갔는데, 문제는 준비안된 나에게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스토리는 대충 어떤건지 알았지만, 당시 노래도 몇 곡밖에 모르는 주제에,

뮤지칼에서 쏟아내는 빠른 영어를 이해할 수는 없고, 고양이 모양새를 한 인간들이

무대위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정말 - 교양없게시리 - 지루한 것이었다.

게다가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재미없는 것을 보며 견디려니,

정말 대책이 없었다.

 

(이 대목에서 약간 변명삼아 말씀드리자면,

당시에는 정말 불가항력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습니다.

저도, 자주는 아니지만, 때로는 뮤지컬을 즐기는데,

잘 알려진 것으로는,

"맘마미아"는 유쾌하게 즐겼고,

"오페라의 유령"(영화)도 재미있게 보았고,

"시카고"(영화)는 두번이나 보았습니다.)

 

같이 간 황사장하고 아무리 눈을 부릅떠봐도 계속 눈꺼풀이 내려앉는데는

천하장사가 없다.   머리가 수도없이 앞뒤로, 좌우로 꺾이면서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하여튼 1막이 끝났다.

 

도저히 않되겠지?

황사장과 나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드디어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데 문득 생각하니,

이 교양없고 몰상식한 동양인이 공연중에 계속 온몸을 흔들면서

자고있더니 - 아마 코까지 골았는지 모르겠다 - 이제 중간에 그냥 가려고 하네,

아,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다리를 옆으로 옮겨 길을 터주는 아메리카의 교양있는 관객들에게

허리를 굽히면서,

"스미마셍, 스미마셍" 하면서, 연신 ....스미마셍, 스미마셍...

 

따라나오는 황사장도 나를 따라서

스미마셍, 스미마셍. 헤헤....

스미마셍을 모국어로 말하는 백성처럼,

송구스런 표정까지 지어가면서...

- 돈푼이나 있는 무식한 쪽xx 놈의 xx들....

(당시에는, 일본의 경제력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최소한 조국의 이름을 브로드웨이에서 조금이라도 더럽히진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블로그를 다니면서 조사하는, 우리말 잘하는, 일본인은 아니계시겠지요 !?)

 

이번에 "캣츠"는 재미있게 볼 것 같습니다.

벌써 감동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조블 2007/03/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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