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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일기.10.- 카메라

일상

by 아이현 2017. 9.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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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5년 전, 해외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

홍콩에 들러 워크맨 1호를 샀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해외 나가기도 힘들었는데,

모처럼 나가면 홍콩이나 싱가폴은 그야말로 쇼핑의 천국이었다.


그때쯤 캐논 콤팩트 모델을 샀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곧, 펜탁스 카메라를 샀다.

PENTAX ME Super.  50mm F1.4 렌즈.

이어서 80-200mm F3.5/4 망원렌즈에, 플래시,

SLIK 삼각대까지 갖추고, 정말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이들 어릴 때 사진은 전부 펜탁스로 찍은 사진들이다.

오래된 사진들을 몇년 전부터 스캔을 떠서 폴더를 만들어 정리를 시작했다.

천 장쯤 될까, 정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이었다.

스캔을 뜨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2.

카메라도 드디어 디지털 시대로 바뀌었다.

핸드폰으로도 사진을 찍으니,

이제는 전 국민이 사진을 찍는 시대가 되었다.


십년쯤 전, 니콘의 쿨픽스 S8 모델을 처음으로

디지탈 카메라에 입문, 사진을 찍기시작했다.

지금 핸드폰 정도의 작은 크기.

손바닥 안에 담기는 크기의 카메라는 가지고다니기에 너무나 편했다.


몇년후 소니 NEX-5 미러리스 모델을 샀다.

사실 미러리스는 파나소닉이 최초로 개발했는데,

시장에 미러리스의 존재를 알린 것은 올림프스의 PEN 모델이었다.

그런데 소니는 뒤늦게 NEX 모델을 출시하고, 

이후 미러리스 시장의 지존으로 자리를 굳히며, 드디어 미러리스에 풀프레임을 적용,

지금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있다.


당시 NEX-5 는 이미지센서가 APS-C로,

크롭이라는 한계를 지니고있었지만, 1,420만화소.

편의성과 화질의 절묘한 절충점에서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는데,

출시 당시, 가격이 100만원을 훨씬 넘는 금액이었다.


디지탈 카메라는 계속 기술적 진보를 하고있었다.

그리고 풀 프레임이 이제는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로 전환하고 있었다.



3.

아마도 3년쯤 전인가, 친구가 내게 사진에 대하여 조언을 구했다.

친구 사무실에서 칠판에 카메라 구조를 그려가며 설명했다.

그리고 용산 전자상가에 같이 가서 카메라 구경을 했다.


그때 내가 추천했던 카메라가 니콘 D810, 풀프레임 모델이었다.

D810 은, 완전 프로용 다음의, 엔트리급이었는데, 그 급에서는 최고의 모델.

렌즈는 24-70 F2.8.  아직 VR은 적용되기 전이었다.

거기에 약간의 필수 악세사리를 더하니, 시작하는데만도 6백만원을 훨씬 넘어갔다.


친구는 그후 본격적으로 사진에 몰두, 정규적인 교육을 받고, 실전에도 열심이었다. 

렌즈에 대한 투자도 엄청해서, 망원, 광각, 단렌즈 등 렌즈 전체를 제대로 라인업해서 갖추었다.

국내출사는 물론, 몽고, 쿠바로도 사진을 찍기위해서 여행을 떠났다.

이제는 완전 전문가 수준.  어도비의 라이트룸 보정까지 하는 수준이다.



4.

나도 내심 풀프레임 카메라를 장만하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

그러나 일단은 서예가 중심. 공모전 일정에 따라가는게 우선이었으므로,

시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어느 단계까지는 서예가 모든 일정의 기준이었다.

카메라에 대한 투자는, 계속 뒤로 밀리고있었다.


그러다 금년 5월 서울서예대전 공모전에 작품을 내고나서,

서예는 잠시 쉬어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드디어 6월말에 카메라를 샀다. 

우선 몇가지 기준을 정했다.

프로급 다음 수준의, 풀 프레임, SLR, 엔트리급에서 선택한다.

카메라를 선택하는데 이렇게 기준을 정해도 고려해야할 내용은 몇가지가 더 있다.

물론 니콘이냐 캐논이냐는 문제도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과 판단에 따른 문제.


풀 프레임은 우선 무겁다.  무게에 치이면 사진찍기는 힘들어진다.

미러리스는 바디 자체가 가볍지만 결국 렌즈의 무게가 전체를 좌우한다.

게다가  렌즈 장착후 기형적인 외관도 약점이다.

최고의 모델에서 한등급 아래를 고르면 몇가지 이득이 있다.

무게가 상대적으로 조금은 가볍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다,  바디나 렌즈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7월15일은 니콘 창업 100주년 기념일이다.

100주년이면 신모델이 나올 때다. 

2~3년전의 최신모델 가격은 이미 백만원 이상 내려가있었다.

100주년기념 카메라 백팩도 사은품으로 준다.


이렇게 기준을 잡고 결정을 하니,

바디만 따지더라도, 친구에게 추천한 바디보다 무려 2백만원이 더 싸졌다.


니콘 D750. 풀프레임. 2,432만화소.

렌즈는 24-70 F2.8 VR 을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포기했다. 

더구나 렌즈 하나에 280만원.  지금은 230만원 정도?

그래서 니콘의 24-120 F4.0 VR 줌렌즈와 85mm F1.8 단렌즈를 샀다.


렌즈는 앞으로 더 사야겠지만, 지금 준비된 장비를 먼저 충분히 사용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시작으로는 지금 장만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 정도의 장비라면, 옛날 사진의 대가들이 갖고다니던 장비와 비교하더라도,

아마 거의 신의 영역인 장비가 될터....





새 장비를 익히려면 한동안 공부를 해야한다.

손에 익어야 하기때문이다.

한 달동안 니콘스쿨에 다니고, 또 몇 개의 강좌를 선별해서 수업을 들었다.


프로그램도 익숙해져야한다.

미러리스를 들고다니던 때에 비하면, 완전 중화공 무기를 들고다니는 셈이다.

그러나, 어차피 선택의 문제다.

풀프레임 SLR을 선택한다면, 무게는 어차피 감수해야하는 문제.


무거운 카메라 휴대를 위한 악세사리가 여럿 있다.

슬링스트랩 등 몇가지 특수한 스트랩들이 있다.

그리고 백팩을 멜 때 멜빵 끈에 부착해서 카메라를 거치하는데 쓰는 캡쳐프로라는 것도 있다.

꽃보다 할배의 스페인여행 편에서 박근형이 선보인 적이 있다.

나도 얼마전 큰아이 뉴욕에 출장갈 때, 아마존에서 뉴욕 친구에게 배달시켜 구입하는 거로 하고

사오게했는데, 앞으로 꽤 유용하게 쓸 것 같다.



5.

요새는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필름카메라에 대한 향수가

복고적으로 다시 일어나고있다.

내가 쓰던 펜탁스 필름카메라를 다시 꺼내보았다.

옛날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비슷한 느낌이 살아난다.


뷰파인더 속으로 곰팡이 모양의 색조와 이물질들이 보인다.

망원렌즈도 뿌옇게보인다.

쓰던 후래시는 진작에 완전 삭아있었고.


남대문에 가서, 펜탁스 카메라 청소와 수선을 맡겼다가 며칠만에 찾아왔다.

카메라 보관하는 박스에 제습제까지 넣어 제대로 간수에 들어갔다.

어느 순간인가는 필름카메라를 다시 들 때도 있을 것이다.



6.

D750 장비를 갖추니, 문제는 있다.

사진을 찍으면, RAW 가 한 장당 거의 27MB.

매뉴얼에 의하면, 16GB 메모리에 무손실압축14비트로 저장할때 292장을 담는다. 

일반 JPEG fine mode 가 13MB 정도.  16GB 메모리에 923장 보관.

풀프레임 카메라를 쓰면 일단 RAW 파일을 전제로 생각해야한다.


몇 백장 찍어 컴퓨터에 옮기려면, 이에 수반되는 컴퓨터 등 모든 것이

같이 수준에 맞게 업그레이드 되어야한다.

안그러면 버벅거리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블로그같은데 사진을 올리려면 다시 축소를 해야한다.

      어떤 블로그도 처음 파일 그대로의 용량을 받아내지못한다.  

      이건 RAW 파일이나 JPEG 파일이나 마찬가지다.


미러리스 시절에는 16GB 메모리 2개 정도면 모든게 감당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게 안된다.

일단 64GB 메모리 2개, 128GB 메모리 한 개. 총 256GB 용량의 메모리를 갖췄다.

RAW 파일은 4,672장, JPEG 파일은 14,768장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시간나는대로 매뉴얼과 포토샵 공부도 하지만,

바쁘게 지내다보니 며칠씩 그냥 지나간다.

하는 일마다 고난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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