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더위가 오래 가더니,
비오고 날이 서늘해지면서
산은 금방 늦가을의 쓸쓸함으로 적막하다.
늘 사람들로 붐비던 청계산,
오후가 되어가는 시간,
오늘은, 하늘도 어둡고 사람들도 별로 없다.
지난주에는 혼자 관악산에 다녀왔다.
사당역 관음사에서 출발, 연주대에 올랐다 과천으로 내려왔다.
내심 겨울산행대비 훈련으로,
또 혼자 청계산에 가려고 나서는데 친구가 전화했다.
일행이 생긴 셈이다.
원터골 굴다리를 지나 아웃도아 매장이 몰려있는 작은 사거리는,
마치 도심 속의 거리와 같다.
내가 가끔 들르던 식당, 샬레도
아웃도아 매장으로 변해있었다.
잘 꾸며놓은 몽벨 매장앞, 벤치에서 친구를 기다린다.
하릴없이 앉아있기는 벤치 앞의 강아지와 피차 마찬가지.
계속 눈을 마주친다.
1시30분 친구와 늦은 점심을 먹고, 출발.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적은 코스로 매봉에 오른다.
거의 두 시간 걸렸다.
매봉 바로 옆, 간이매점에서 뜨거운 국물을 팔고 있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겠다.
양재 화물터미널로 가려면 해가 떨어질 것 같다.
계획을 바꿔, 오던 길로 돌아 내려가기로 한다.
내려가면서 몸이 스산하다.
덧옷을 껴입으니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단풍은 남쪽으로 모두 내려갔는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친구를 여러 장 사진 찍어주고
어쩌다 나타나는 단풍을 찍는다.
흐린 날씨 탓인지 단풍도 어두운 색조를 띈다.
단풍이 어두우면 뒤로 보이는 하늘은 갑자기 밝아진다.
어쩌다 아기 볼처럼 맑은 단풍을 만나면 반갑다.
원터골로 내려올 때쯤 벌써 어둠이 내려앉았다.
신분당선 새 역사에 들어서니
환한 불빛아래 또 다른 세상이 거기에 있다.
*조블 2011/11/1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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