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에서 이야기한, 한국에서 보아야할 50가지에
태백산 눈꽃도 들어있다 한다.
50가지라니...그중에 들기가 어려운건 아니겠지만,
이걸 알고간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눈꽃대신 사람구경을 실컷하고돌아왔다.
사람에 치여서 태백산 정상, 천제단까지 가지 못했다면
얼마나 사람이 많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초 우리가 1월28일, 토요일로 일정을 잡은건 한달쯤 전이었다.
두명은 그런대로 여유가 있었지만,
다른 두명은 이러저런 사유로 일정을 잡기가 어려웠는데,
결국은 두명이 펑크를 내고, 2명이 예정대로 산악회버스를 타고 떠났다.
7시20분, 양재역에서 출발,
태백산에 오르는 출발지, <화방재>에 도착한 것이 11시30분경.
도착하자마자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 막바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태백산 정상은 1,567미터.
출발지가 해발 7-800미터쯤(?)되니, 그리 힘든 산은 아니다.
화방재를 출발, <사길령>을 오르는 길이 조금 힘들뿐,
산행의 강도는 서울인근 청계산 정도의 느낌.
그러나, 눈이 쌓인 길을 오르는건 체력소모가 더 많아,
그만큼은 더 힘들다.
오르는 길은, 화방재의 사길령코스와, 유일사 매표소가 있는데,
두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서부터 사람들로 혼잡하다.
일부 내려오는 사람들이 전하는 바로는,
사람이 너무 많아 갈 수가 없어 내려오는 길이라 한다.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하는 뜨악한 마음으로, 설마...하면서 계속 올라가다가
너무나 놀라 비명이 나올 지경이었다.
올라가는 길은 하나, 좁은 길뿐인데,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빡빡하게 서서가면서, 거기에 더하여
출퇴근시간대의 지하철 안에서 부대끼는 정도를 생각하면 정확하게 맞다.
출발지에서부터 2.4키로 올라왔고,
천제단까지는 1.7키로가 남은 지점부터,
조금의 과장이 없이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오르자고 그 무리에 끼었는데,
20미터쯤 올라가다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정상까지 대동소이하다는 게 내려오는 사람들의 말이다.
올라가는 사람, 포기하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부딪치며 북새통이다.
포기하고 내려와, 조금 떨어진 능선에서 반대편을 바라보니,
갑자기 급경사의 낭떠러지다.
눈이 가득 쌓인 바위틈에 웬 젊은여자가 혼자 앉아있는데,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있다. 새빨간 립스틱...을.
산행길에 처음으로 보는 낯선 풍경이다.
산에 오르다 포기하고나니 갑자기 시간이 여유만만.
중간에 내려오기는 했지만,
눈쌓인 산을 걷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이미 편안하다.
날씨는 춥지않았지만,
그늘에 앉아 버너를 피우고 물을 끓이고 간식을 먹는데, 내몸은 춥다.
나중에 알고보니 하루 전부터 태백산 눈꽃축제가 시작되었다.
하필이면 날도 기가막히게(?) 잡은 날이다.
유일사매표소 쪽으로 하산,
택시를 타고, 산악회가 집결지로 정해준 <당골>로 가니,
관광버스가 아마도 수백대는 온거같다.
축제를 알리는 간판과,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사람들로 복잡하다.
끝까지 올라가지못해 아쉬웠지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자.
눈이 쌓인 산은
푸른색감으로 분위기가 있었고,
멀리 보이는 산은 한폭의 수묵화다.
이렇게라도 오지않았으면
어찌 이 풍경들을 볼 수 있었겠는가.
*조블 2012/01/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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