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1-5 "
한때 그 자신만으로도 세계의 전부가 되었던 로마, 그리고 그 흥망성쇠의 역사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하여는 누구나 피상적으로는 알고있다.
역사의 과정이 어차피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여간다면 특히 고대사에 있어서는 전쟁사가
그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헐리우드 영화들이 보여주는 로마군의 화려한 복장과
승리후의 개선식은 이들을 뒷받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인이 대제국을 건설하여 그 체제를 유지하며 광대한 영역을 오랫동안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력때문이 아니라, 이기고나서는 패자까지 포용하여
민족, 종교, 문화가 다른 상대방을 자신에게 동화시켜버리는 개방성과 사회적 통합을
해나가는 법과 제도에 있음을 시오노 나나미는 강조하고있다.
또한 로마의 합리주의와 현실주의는 패배한 장군에게도 면책을 주어 다음 전투에서의
승리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패배한 장군에게 오로지 죽음만이 기다리는 카르타고는
한번의 패배가 다음의 더 큰 패배를 가져오는 원인이 될 뿐이다.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지중해의 패권을 다투는
카르타고의 한니발과 로마의 스키피오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가 아니라 인간을 묘사하고싶다' 라고 밝힌 바 있고
이러한 연유로 책명도 '로마인 이야기' 로 되어있지만, 로마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역사적 자료에 바탕을 두고 상상력으로 보충하여 완벽하게 재구성함으로써 그들을
우리 곁에서 호흡하며 살아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역사라는 무대에는 어치피 주역이 있기마련이지만, 일상생활속에서 결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시대의 정치, 사회, 문화, 사상을 들여다보며
역사의 흐름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카이사르의 영광과 죽음, 그리고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의 품에서 죽고
옥타비아누스가 개선하면서 5권은 끝나고, 그 후의 이야기는 다음에 나올 책으로 남겨져있다.
현대의 사회,정치,기업에서도 로마의 사례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은 지극히 맞는 말이지만,
이러한 언급 또한 사족에 지나지않는다.
원래 역사란 우리의 마음속에 용해되어, 분리될 수 없는 자양분으로 남아 우리를 키워주면
그것으로 되는것이다. 다만 역사를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승자가 영원한 승자일 수 만은 없고 번성한 자는 반드시 쇠퇴한다는 역사적 진리이다.
함락되고 완전히 파괴되어 지상에서 자취를 감추고있는 카르타고의 도시를 바라보며,
로마의 승자 스키피오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듯이. "언젠가는 우리 로마도
이와 똑같은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는 비애감이라네."
1997. 9.
*조블 2005/10/08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