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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일지(2)/결혼식과 병문안

일상

by 아이현 2016. 1. 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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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3.(토)

 

오후 1:00. 리츠칼튼 호텔에서 친구 아들의 결혼식이다.

친구는 H그룹의 부사장으로 근무, 유럽법인장을 맡고있다가

연말 퇴임을 통보받고 귀국한지 20여일 지났다.

 

그는, 대기업에서 천수를 누리며

비서가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모두 처리해주는 서비스만 받다가 나오니,

버스타는 일부터 은행 일 등등,

일상생활에서 웃기는 일화가 많다.

 

교통카드를 가지고 버스를 타는데, 이 친구가

마누라한테 배우기로는 어딘가에 카드를 찍으라했으니 찍어야겠는데

어딘지를 몰라 허둥대다, 버스안에서 광고판에다 교통카드를 찍은 일,

은행에 가서 신용카드를 새로 내려하는데 신상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퇴임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이용한도가 최저로 나온 이야기,

사옥에 주차한 그의 차를 회사경비가 와서 빼라고하여 섭섭했던 이야기, 등등...

 

친구 아들은 어릴 때부터 커오는 과정을 모두 보아왔으니,

어느새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알겠다.

젊었을 때 방콕에서 뭉쳤던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4:50분에는 대전에 내려가야 한다.

 

미국에서 친구 K 가 왔다.

오랜만에 온 친구때문에 여러명이 모이기로했으니,

예정에 의하면, 대전에 있는 두 사람이 서울에 올라오게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침 대전에 있는 친구 L 이 병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는 소식인데,

상태가 안좋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 우리가 대전으로 가자, 문병을 겸해서...

이렇게 준비된 일정이었다.

 

모두 4명이 KTX편으로 대전에 내려가니,

친구 P 가 차를 가지고 마중나와있다.

이 친구들은 우리가 해외를 부부동반으로 다니는 그룹이다.

지난 번 백두산에 다녀왔고, 그 전에는 앙코르와트를 다녀왔다.

 

예약해놓은 한정식 집에서 친구 L 에게 전화하니,

식사하러 외출하기도 힘들 정도로 몸상태가 심각하다.

일단 우리들끼리 식사를 하고, L 의 집으로 향했다.

 

L 은 의대교수로, 의사다.

학장을 역임한지도 오래 전 일이니 이제는 원로급인데,

자기 병을 자기가 모른다고,

지난번 친구 아들 결혼식에서 만났을 때 체중이 준것 같아 

몸관리 잘 한다고 찬사를 하면서 한편 내심으로는

힘이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결국은 그게 당뇨였고 지금은 사태가 심각한 상황까지 갔다는 이야기다.

 

사실 얼마 전 아침에 출근하면서 내 핸드폰에

지난 밤 그의 전화번호가 찍혀있어 전화 한 적이 있다.

그때 목소리가 기운이 없는게 느낌이 이상해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무언가 인생을 다시 생각하는 듯한 묘한 이야기를 하기에,

나이들어가면서 찾아온 사춘기인가 하며 전화를 끊었는데,

알고보니 그 때 벌써 병과 싸우는 중이었는데,

그가 병 이야기를 꺼내지않았으니 짐작도 못한 일이었다.

 

저녁식사후, 무가당 쥬스를 사들고 집으로 방문하였더니,

그는 체중이 많이 빠진 상태고, 이미 병으로 기력이 많이 떨어져있다.

모두 병원에 입원하라고 권유했는데, 자기 나름으로 판단하면서,

- 그는 의사이니까 -

괜찮다고 고집을 부렸다.

 

친구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의 친구들이 오니 반가워하신다.

부인과 아이들은 서울생활을 하고있으니,

지금 그의 어려운 처지에 마음이 아팠다.

 

한 밤에 서울역으로 올아오니, 바람이 칼바람이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12시반.

 



*조블 2009/01/2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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