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눈이 내렸고 날은 엄청 추웠다.
인사동에서 저녁모임.
'여자만'에서 만났다.
입구에 어설프게 그린 태극기 액자 옆,
또다른 액자 하나에 씌여있는 글.
종교이야기 하지말자
정치이야기 하지말자
군대이야기 하지말자
여자만 얘기하자
여자만(汝自灣)은 전남 고흥과 여수사이에 위치한 만 이름이다.
치즈와 과일, 양주 그리고 에스프레소를 마시던
카페 '흐린세상 건너기'에서는 노래가 좋았다.
봄날은 간다.
한영애의 갈라진 음색에 어울리는 노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그리고 이어지던
장사익의 동백아가씨.
글씨도 조금은 거칠게 갈라지는 갈필이 최고.
노래도 마찬가지다.
인사동 이면도로에는 낮에 내린 눈이 아직 쌓여있었다.
추운 밤거리,
불 밝힌 가게앞, 외국인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들...
맞은편 어두운 곳에,
훤칠한 키의 서양인이 바이올린을 켜고있었다.
아무도 눈여겨 보는 이 없는, 추운 겨울 밤,
인사동 거리 한 모퉁이에서 들려오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오늘은 노래로 내 마음이 젖어든 날이다.
낙원상가를 지날 때
따스하게 비치던, 가게 안에 진열된 기타들.
갑자기 다시 기타를 쳐보고싶다.
*조블 2013/12/14 11:21
| 묵언수행과 한걸음 한걸음 (0) | 2016.01.31 |
|---|---|
| 서기운집(瑞氣雲集) (0) | 2016.01.31 |
| 서실 사진 (0) | 2016.01.31 |
| 2013년 가을일기 - 서예, 손녀 (0) | 2016.01.31 |
| 여의도불꽃축제 (0) | 2016.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