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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기

일상

by 아이현 2016. 1. 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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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기  

 

 

      이번 여름은 참으로 힘들게 지나갔다.

무더운 여름이 유난히 길었다. 게다가 긴 무더위를 오랫동안 병과 함께 지냈다.  

 

      한여름 무더위를 염제(炎帝) 라 표현하는데, 한겨울 강추위를 이야기하는

동장군(冬將軍) 에 비추어보면, 이건 더위가 한 수 위임을 표현하는 말이겠다.

더위가 유난히 길기도 했지만, 천둥번개가 시도 때도 없이 쳐대니 어수선하기 그지없었다.  

 

      8월초 토요일,

낚시를 가기로 예정했던 날이다.

아침부터 천둥 번개가 치면서 비가 쏟아지는데, 물 퍼붓듯이 비가 쏟아지니 아무래도

낚시가 어려울듯 싶었지만, 그래도 약속한 일정이니 L 과 분당에서 만나 충주호로 향했다.

애초부터 무리한 강행군이다. 

 

국도로 길을 잡아 장호원으로 가는데 계속 비는 퍼붓는다.

그 와중에도 길가에 차려진 가게에서 복숭아를 한 무데기 사서 먹으며 내려간다.

중간에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내려가다 충주IC에서 빠졌다. 

 

      관문낚시 가게 앞에 차를 대니, 그때도 비가 계속 쏟아 붓는다.

가게 여주인이 반기고 커피를 내준다.

- 아니, 붕어 잘 나올 때는 어디가서 안오시더니 오늘 같은 날 웬 일입니까....  

 

      좌대를 예약한 낚시꾼들이 죄다 취소하는 바람에 좌대가 텅텅 비어있다.

어쩌나... 하면서 망서리고 있는데, 한 사람이 비를 털며 가게 안으로 들어서더니 말한다.

- 오늘같은 날 낚시한다는 놈들은 전부 미친 놈들 아냐.....  

 

      낚시가게 주인이 나를 흘깃 보더니 그 사람에게 말한다.

- 아니 여보셔, 여기 좌대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앉아있는데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시나.

- 허어, 그러게 말입니다....

이러며 내가 대꾸하기는 하였는데, 아닌게 아니라 사실이 그러하다.  

 

      약간의 매상을 올려주고는, 일단 문골을 겨냥하고 떠났다.

문골에 들어가 물가에 차를 대고 호수를 내려다보니, 비가 어찌나 억세게 뿌려대는지

와이퍼를 최대 속도로 돌려도 차안에서 전면의 호수가 제대로 보이지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이 상황에서 배를 불러 좌대로 들어간다면 거의 미친 짓이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수안보로 방향을 돌려 올갱이국으로 점심을 했다.

접심을 먹고나니 비가 조금 약해진다.  

 

      거기서 월악산을 넘어가니 비오는 날의 월악이 운치있다.

야영장 텐트 친 개울가 다리위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충주호 주변에서 대학옥수수를 파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대학옥수수는 어느 대학교에서 개발한 품종을 부르는 말이다.

동행한 L 이 주점부리에 열성이라 복숭아에 옥수수까지 먹으면서 올라온다.

결과적으로 오늘은 헛짓만 한 꼴이다.  

 

      올라오는 중에 몸이 조금 안좋은 느낌인데 기침도 간간히 섞인다.

주말을 어정쩡하게 보내면서 일요일부터 몸이 쑤시는게 그대로 몸살끼다.

월요일에 병원을 가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기시작했다.  

 

      일주일 정도 병원을 다니면서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고, 밤이 되면 오히려 기침이

심해지면서 몸이 쑤시는 게 심상치 않다. 그러면서도 아침이면 다시 고만고만한게 견딜만하다.

10여일쯤 그렇게 지내다보니 아무래도 수상한데, 의사도 이상하게 느꼈는지

X-Ray를 찍어보잔다. 결과를 보니 폐렴이다.  

 

      의사 이야기로는 약한 폐렴이라고 했지만, 내 몸이 느끼기로는 매우 엄중한 상태다.

밤이 되면 기침을 하는데, 가슴의 통증이 기침할 때마다 견디기 괴로울 정도다.  

 

      3월9일 담배를 끊었으니, 이 때가 담배끊은지 5개월이 넘은 시점이다.

마침 담배를 끊고나니 어느정도 지나고부터는 식사도 잘하고 단 것도 입에 땅기니

어느 틈엔가 살짝 체중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면 운동을 해야하는데, 꾀가 생겨 운동은 안하고 식사를 조금 조절하는 편법으로 갔는데,

그런 상황에서 폐렴진단을 받은 것이다.

폐렴은 또 잘 먹어야한다고 이야기들 해대니, 아이고 모르겠다, 다시 잘 먹자, 이렇게 되었다. 

 

      폐렴은 참 힘든 병인 것같다.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걸리면 아차 하는 순간 큰 일이 나기도 한다고 한다.  

 

      밤만 되면 기침이 심해지고 가슴의 통증이 견디기 힘들었다.

친구 부인이 따로 약을 주어서 함께 먹었는데 그래도 흉통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어느 날 저녁에는 삼복더위 속에서 오한으로 떨기도 했는데, 그때는 집사람이

나를 응급실이라도 데리고가야하나 할 정도로 심했다.  

 

      몇개 있던 골프 약속도 전부 취소되고, 저녁 약속들도 모두 취소되었다.

간혹 불가피한 모임에만 간헐적으로 참석하여 잠시 식사만 하고 오는데, 어떤 때는

모기향 냄새까지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폐가 예민해져있었다. 

 

      병원에서는 보통은 안 쓰던 주사까지 놓기도 했는데, 그래도 낮에는 다시 견딜만하니,

회사에서도 그냥 거의 병든 닭처럼 조용히 앉아있다 오기를 계속하였다.  

 

      8월말 중국 가는 일정도 모두 취소하고 조심하며 지냈는데, 드디어 지난주 수요일, 9월12일

아침약을 마지막으로 완쾌되었는데, 40일가량 병에 시달렸으니, 이 병이 참 오래 끌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다시 체중이 늘려는 조짐이 보인다.

그러면서, 밀렸던 약속들이 목요일, 금요일 저녁약속으로 이어진다.

일요일 새벽, 오랜만에 아시아나에서 골프를 치는데 오랫동안 운동없이 지내다 나가서 그랬는지,

그립이 잘못되어 손톱주변이 쓸려 반창고를 붙이는 지경이 되었다. 

 

      9월9일로 내가 담배끊은지 6개월 되었다.

이번 병의 시작도 내 욕심만 따라가다 비롯된 것이니, 이제 조절을 하면서 살아야할 때가 된게아닌가.

금연 6개월 지나면서 병도 나은 것을 계기로, 만사 무리하지말고 건강한 생활을 생각해야겠다.

   

 

 

*조블 2007/09/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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