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제대한 둘째아이는 때때로 감성적이다.
딱 한번 면회갔었는데, 다녀온 후 둘째가 제 엄마에게 전화했다.
돌아서 가시는 아빠의 뒷모습이 작아보여 마음이 아팠어요.
마음이 아프다는 표현을 이렇게하는 아이다.
메일을 열어보니 느닷없이 둘째의 편지가 와있다.
아빠...
둘째입니다...
가끔 블로그를 둘러보기는 하지만, 느긋히 감상에 젖어 즐길수 없는 탓에
누가 볼까 두려워 슬쩍슬쩍 왔다 가는 아빠 팬클럽 회원입니다.
오늘은 아침 늦게일어나 문득 홈피를 방문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리 길지 않고 간결한 문체 가까운 곳에, 읽어달라고
노래를 부르는 글이 하나 있더군요..
'테니스에 대한 추억'
젊은 시절 아빠의 모습, 추억등... 100% 모습이 상상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세대가 바뀌어도 느껴지는 것은 같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냥 감동을 받았으면 받은 걸로 끝일텐데 이렇게 피드백을 보이는 이유는...
마지막에 그리운듯, 아쉬운듯 적혀있는 할아버지의 기억 때문.....
제가 기억하는 할아버지는 '역곡' 에 사시면서 저와 형 생일에는 어김없이
케익을 사오시고 밤새 우리 조상과 족보, 문파에 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물론 그당시에는 앞의 케익에 관련된 사항이 부각되어 기억에 남긴했지만...
언제나 찾아가면 '진용아~~' 하고 불러주시고, 행여나 아프지않은지... 걱정하고...
제 별거 아닌 개인기(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의 이상우가 당시 추던 춤...) 에도
아주 즐거워해주셨던.. 모습등이 기억에 남아있네요..
특히... 지금도 찾아보면 있겠지만, 역곡 골목에서 아빠차(프레스토아멕스?)
트렁크 위에 앉아 할아버지와 함께 찍었던 사진은 제 기억에 잊혀지지 않을
따뜻하고 그리운 장면일겁니다.
그 후로 몇년이 지나 할아버지의 임종소식을 들었을 때.... 오지는 않을 것 같았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의 죽음....
병원을 홀로 차를 타고 찾아가... 장례식장의 처음 맡는 음습한 향냄새... 보기만 해도
내 몸의 기가 주욱... 빠져나가 다리가 풀릴듯한 기분..
주위의 친인척들은 말없이 나를 끌어안아주셨고,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상주를 보시는 아빠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보고있으면 아빠가 그동안 참았던 울음이 터질 것같아서.....
모든 장례절차가 끝난후, 집으로 가는 차안.... 다들 울다지쳐 더 나올 눈물도
없을 때쯤... 말없이 잠에서 깨어 달리는 차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도로를 지나는 가로등 불빛이 할아버지 영혼이 되어 제 뒤로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한 그 사진이 문득 떠올라...
참을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제가 당시에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시절이기도 했지만....지금도 생각하면 그 때의 기억은...
보고싶다의 그리움과 보고싶다의 아쉬움이 섞여있네요.
블로그 '너를 찾아서'의 팬으로서 적는 첫 응원글이 이런 식으로 두서없고,
산만한 글이길 바란 적은 없는데...
할아버지에 관련한 글을 읽고 나서는 저도 모르게 감상적이 되고
(지금 내리는, 쓸쓸히 내리는 봄비가 이유일지도..)...
그래도 아빠가 할아버지에게 가졌던 기억, 추억, 감정들이 고스란히 제게로 전해지네요...
요즘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느라 얼굴뵙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지붕 한가족인데....
조만간.. 저녁식사 4자회담.... 참석하겠습니다.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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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이 버세요~ 헤헤
ps - 이글을 쓰는 도중.. '안구에 습기'가 자꾸 끼고, 복받쳐 올라오는 감정들이 단어가 되어
기준없이 비뚤비뚤 서 있네요..
적다 지우다.. 반복.... 보낼까 말까.. 고민 반복... 아마도 보내고 나면 또 후회를
하고있겠죠..ㅎㅎ 글이란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거니깐, 그 평가에도
자유로워지지 못하겠죠...^^
*조블 2007/04/17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