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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일기(2)/워크샵과 잡담하나

일상

by 아이현 2015. 12. 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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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일기(2)/워크샵과 잡담하나


12월 10일(토),11일(일)


회사임원들 워크샵이 1박2일로 오크밸리에서 있다.

11시 사무실 출발.  여주 휴게소에서 하차, 잠시 찬바람 속에서

담배를 태우고 다시 출발.


오크밸리 입구 부근에서 점심 식사.

콘도로 들어가는데, 이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골프를 치고 있다.

허긴 나도 한 겨울에 낚시를 다니니까 사돈 남 말하는 격이고,

내 자신도 한때 눈 속에서 빨간 공으로 골프를 치기도 했으니 뭐라 할

입장은 아니다.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골프장과 멀리 눈 덮인 산을 바라보니, 전망이 쓸쓸하다.

방에서 간단히 짐 풀고, 바로 회의 시작.

오후 3시부터 7시 30분까지.  사이사이 티타임.


식당이 있는 아래쪽 콘도로 이동하는데, 잠시 차를 기다리는 동안의 바람이

그대로 칼바람이다.  주차장 앞 얼음으로 장식한 조형물에 화려한 조명이 비추이고,

그 조명 사이로 호스에서 물을 뿌려 조형물을 얼린다, 밤새 계속.


식당에서 식사와 음주.

그리고 이어서 술집으로.  30년짜리 몇병.

부를 줄 아는 노래라고는, 유주용의 부모, 조영남의 불 꺼진 창, 그리고

굳이 더 해야 되면 현미의 밤안개.  

그리고도 더 해야 하면 이제는 그냥 엉망인 수순으로 돌입인데, 다행히

다른 강력한 선수들 때문에 나는 2번곡까지만 부르고 해방이다.

아니 그런데 왜들 이리 노래를 잘하는 거야,

트롯트면 트롯트, 팝송이면 팝송, 못하는 노래가 없다. 

I just call to say I love you, Unchained Melody,

Help me make it through the night, My way, 는 그냥 기본중의 기본이구.... 

내가 알아듣는 수준의 노래들이 이정도고, 나머지는 나도 모르는 노래들로 이어진다.


숙소 방으로 올라오는 차안에서의 이야기.

조금 헷갈리는데, 대충 이런 이야기이다.

어느 남자가 연애를 하는데

- 물론 그는 유부남이고 불륜의 이야기 -

그런데 여자와 미묘한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여자가 받지를 않는다.

남자가 고민에 빠진다.

분명히 이제 헤어지자는 거야, 하고

그동안의 불길했던 온갖 예감들을 총 동원하며 혼자 괴로워한다.

사랑이란 원래 상대가 알게 모르게 던진 작은 불씨 하나를 가지고 혼자 하는 게임이다.


그러다가, 버림받는 것보다는 스스로 결단을 내리자, 고 결정을 하고는

갈등 끝에 결국 여자에게 문자를 날린다.

-우리 이제 그만 헤어져 -

그런데 그렇게 문자를 날리고 나서 이 남자는 더 큰 고통 속에 빠진다.

아, 도저히 헤어질 수는 없어, 라고.

사랑이란 후회와 번복과 또 다른 번복의 연속이니까.

여자에게는 계속 반응이 없다.


그렇게 혼자 엎치락뒤치락 고뇌를 계속 하다가,

남자는 다시 문자를 날린다.

-아무래도 헤어질 수는 없어, 그대 없는 세상은 -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는 하지 않았겠지만,

하여튼 그 비슷한 멘트를, 아마도,

-그대 없이 나는 살 수 없어 - 라고.

그래도 여자로부터는 아무런 연락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문자만으로는 이제 도저히 않되겠다 하고는, 집을 나선다.

집에는 골프치러 간다하고, 차에 골프채까지 실고는.

-그런데 여기서 미리 이야기하지만, 여자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고

다만 며칠 불가피하게 연락이 될 수 없는 상황에 있었다. -

하여튼 남자는 여자네 집에까지 왔지만, 여자는 집에도 없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오갈데 없어진 이 남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에 와서는, 아, 한명이 빵꾸가 나서 갔는데

갑자기 그 친구가 다시 친다고 오는 바람에, 그냥 집으로 왔어, 하면서.

사랑이야 원래 지고지순 아름답지만

실제 벌어지는 장면들의 파렴치함과 유치함이란 피할 수 없으니.....


나중에 여자를 만나서 불가피했던 상황이었음이 판명되었다는데,

남자 혼자 온갖 소설을 쓰고 그리도 헤맸다는 이야기이다.

차안에서 잠시 들은 이야기.

옳고 그른 건 떠나서, 남자들이란 이리도 허약하고 유치한 존재다.


밤 1시쯤 되어서 방으로, 그리고 다시 술......

나는 누적된 피로로 그대로 취침.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니 8시.  아침식사를 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도중 이천에서 사우나 스케줄이 있었는데, 모조리 생략하고

집에 돌아온다.  많이 피곤하다.




*조블 2005/12/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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