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오후
토요일, 강북에 다녀오는 길,
동대문역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데
계단 아래서 노래가 들려온다.
I owe you~~
음반을 파는 아주머니가 커다란 짐가방 위에
작은 오디오를 얹어놓고 노래를 틀고있다.
그 곁에 아주머니 몇 명이,
함께 나들이라도 다녀오는듯, 둘러서 노래 이야기를 한다.
아니, 가사도 다 있네.....
10장쯤 되는 CD가 미니 사진첩에 담겨있고,
노래책도 있는데, 모두 합해서 만 원이다.
전철은 오래동안 오지않았다.
그사이에 또 다른 노래가 나온다.
익숙한 멜로디...
이 노래를 왜 처음에는 <I went your wedding>으로 들었을까.
페티 페이지의 노래, <체인징 파트너>다.
아주, 아주, 오랜 전에 들었던 노래다.
전철을 기다리며 노래를 듣는다.
#. 전날 금요일
전날 금요일, 강남역 부근에서 고등학교 동창 서울모임이 있었다.
중,고 동창 중에는 국민학교 동창도 있다.
그 동창이 국민학교 동창회가 무산된 것에 아쉬움을 이야기하기에
잠시 웃었다.
국민학교 동창이야기인데,
1-2년전, 국민학교 동창회를 하자는 이야기가 느닷없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웬 생뚱맞은 이야기인지, 몇십년만에...
동창중에 사촌남매가 우리와 동기로 함께 졸업한 동창이 있다.
그 사촌이, 아주 옛날, 국민학교 동창사이에서 남녀간의 매개체 역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채널을 통해서 동창회 이야기가 오간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고 여자들이 솔깃하였다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여자쪽에서 중단하였다 한다.
왜냐고? 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것이 이유라고 들었다.
특히 그중, 한 여자 아이가 - 우리와 동갑이니 이제 아이는 아니지만 -
그랬다는 것이다. 선생인데, 아직 결혼을 하지않고 산다는 동창이다.
그럴 수도 있겠다싶다.
중학교때는, 영어로 된 노래가사를 많이 아는게 하나의 자랑이었다.
<영어세계?>인가 하는 잡지에는 유행하던 팝송과 가수들 이야기가 항상 있었는데,
우리와 별천지에 사는 그 이야기들이 우리의 사춘기를 흔들곤 하였다.
그때, <클리프 리챠드>가 주연한 영화 <틴에이저 스토리>가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안 마가렛> 주연의 <비바 라스베가스>도 뒤이어 비슷하게 나왔다.
중학교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국민학교 동창회를 했는데, 그 모임에서 한 친구가
<클리프 리차드>의 <the young ones> 를 불러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힘든 노래를, 반주도 없이, 어찌 했는지.... 놀랍다.
최동욱의 <3시의 다이얼>을 할 때면 친구들이 한 방에 모여 라디오를 들었다.
<3시의 다이얼>은 7080보다도 전인 1960년대 이야기다.
지하철역에서 <페티 페이지>의 <체인징 파트너>를 들으면서,
중학교 시절의 모습과 노래들을 떠올렸다.
#. 일요일
저녁 5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싱잉 커플즈 합창 발표회>를 감상하였다.
노래하는 부부들의 모임인데, 매년하는 발표회가 금년에 28회째라니
그 역사가 만만치않음을 알 수 있겠다.
좋은 노래들을 들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베사메무초, 이등병의 편지, 보고싶다.... 등
그리고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노래들,
- Jesus Christ, Don't cry for me Argentina, Memory, Panthom of the Opera -
이등병의 편지에서는 하모니카 소리가 애닲았다.
마지막 무대에서, 앵콜에 답하여 부르던 노래,
<맑은 소리.... 영창피아노..> <껌이라면 롯데, 롯데 껌>등으로 이어지는
CM송 메들리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터졌다.
노래는 홀로 오지않고, 노래와 함께 살았던 시절을 데리고 오는 것이니,
어차피 이제는, 흘러간 노래들이 가까이 다가올 수 밖에 없는 나이다.
공연후 1층에 있는 <지화자>에서 좋은 저녁식사를 하였다.
*조블 2007/12/04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