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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와 고양이

일상

by 아이현 2016. 1. 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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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와 고양이

 

<캣츠>는 고양이다. 고양이들이다.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있던 뮤지컬 <캣츠>를 보았다.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7월17일 저녁 7:00.

무려 12쌍의 부부동반, 단체관람이다.

 

 

 

 

이번의 <캣츠>관람은 두번 째인데,

한번은 15년 전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였고 이 번이 두번 째다.

"캣츠와 스미마셍"에서 이야기했듯이, 브로드웨이에서 볼 때는

제대로 보지못했다.

이번의 관람은, 편안한 친구들 그리고 무대앞 양 옆의 자막덕분에

제대로 의미를 느끼며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었다.

 

고양이들의 사는 이야기, 인간세상과 너무나 닮았다.

 

메모리....

인생의 화려한 날은 갔고 이제 지친 몸으로 돌아와

추억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노래,

그리고 슬픔.... 그리고 또다시 희망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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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

고양이들이 1년에 한번씩 만나 즐긴다.

 

천국으로 올라가 다시 태어날 고양이를 선발하는데. 

여럿의 고양이들이 나온다.

사회자 고양이,

선지자 고양이,

반항아 고양이,

마법사 고양이,

말썽쟁이 고양이,

재미있는 고양이,

기차검사원 고양이,

거들먹거리는 부자고양이,

악당 고양이... 깡패같은 시암의 고양이...

 

 

 

 

 

한밤중이 되어 나타나는,

그리자벨라 Grizabella, 

한때는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누추하고 남루한 모습이다.

수년 전 바깥세상으로 떠나갔으나 지금은 늙어 피부는 늘어지고 

외로운 고양이가 되어 다시 젤리클 고양이들에게 돌아와 함께 하고싶어하지만,

다른 고양이들은 그녀를 외면하고 배척한다.

 

고양이들은 그녀를  경멸하고,

그리자벨라는 자신이 예쁘고, 젊고, 행복했던 시절을 노래한다,  

여러번 들려오는 노래, 메모리...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다.

특히 몇 소절은 한국어로 노래하여 감동을 더한다.

 

 

 

Midnight,
not a sound from the pavement.
Has the moon lost her memory?
She is smiling alone.
In the lamplight, the withered
leaves collect at my feet,
and the wind begins to moan.

깊은밤

거리에는 적막만이 감돌고
저 달은 추억을 잊었나요
홀로 미소만 짓고 있어요
가로등 불빛 아래 

시든 나뭇잎들은 내 발치에 쌓이고 
바람마저도 이제 신음하네요

Memory,
All alone in the moonlight,
I can dream of the old days.
Life was beautiful then.
I remember the time
I knew what happiness was.
Let the memory live again.

추억이여

달빛 아래 홀로
옛날을 꿈꿀 수 있어요
그 때 인생은 아름다웠지요
행복이 무엇인지 알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추억이여 다시 돌아와줘요

Every street lamp seems to beat
a fatalistic warning.
Someone mutters,
and the street lamp gutters
and soon it will be morning.

모든 가로등은 던지는듯 하네요

운명의 경고를
누군가는 중얼거리고

가로등은 깜박거리네
이제 곧 아침이 되겠지요

Daylight,
I must wait for the sunrise,
I must think of a new life
and I musn't give in.
When the dawn comes,
tonight will be a memory too
and a new day will begin.

햇살이여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리고
새로운 인생을 생각해야 해요

포기할 수 없어 
새벽이 오면
이 밤도 추억이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날이 시작되겠지.

Burnt out ends of smoky days,
the stale cold smell of morning.
The street lamp dies,
another night is over,
another day is dawning.

흐렸던 날들의 마지막과
생기없이 차가운 아침의 내음은 끝나버려
가로등 불빛이 사라지며
이 밤도 지나가고
또다른 새 날이 밝아오고 있어요

Touch me,
it's so easy to leave me,
all alone with the memory
of my days in the sun.
If you touch me,
you'll understand
what happiness is.
Look, a new day has begun.

나를 어루만져 주세요
나를 떠나는 건 너무나 쉬워요
찬란했던 내 지난 날의 
추억에 홀로 잠겨있어요

나를 어루만져준다면
당신은 알게될거야
무엇이 행복인지를
보세요, 새 날이 시작되었잖아요       

 

 

 

 

   

<캣츠>에 대한 몇가지 기록이다.

 

원작은, 토마스 스턴스 엘리엇 T.S.Eliot 의 우화 시 <지혜로운 고양이에 대한 지침서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엘리엇은 고양이를 무척 좋아해서 스스로를 "늙은 주머니쥐 Old Possum" 라 불리기를

즐겼다 한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작곡의 뮤지컬 <캣츠>는 1981년 5월11일,

뮤지컬의 본고장인 웨스트엔드 뉴런던 씨어터에서 초연된 이래 전세계 30여 개국,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14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상연되었으며, 세계의 주요 뮤지칼 상을 

많이 수상하였다.

 

웨스트엔드 에서 2002년 5월까지 21년간 8,950회를 기록하고,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7,485회 공연기록을 세웠다.

 

2003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전국 투어.

이번 월드 투어의 한국방문은 4년만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는, 뮤지컬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며,

그가 작곡한 대부분의 뮤지컬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뮤지컬의 황제로 군림.

록 뮤지컬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로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며,

<에비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예술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어 기사(knight)칭호를 받으며 명예귀족이 되어, 웨버 경이 되었다.

 

이번 월드투어의 그리자벨라 Crizabella 역은 프란체스카 아레나 Francescca Arena가 맡았다.

그리고 선지자 고양이/올드 듀터로노미 Old Deuterronomy 역을 맡은 사람은 한국인 임한성 이다.

 

 

Sarah Brightman

 

노래 메모리는 세계의 유명한 가수들이 많이 불렀다.

사라 브라이트만 Sarah Brightman 은 <캣츠>초연에 응모하여 데뷔하였고,

이후 웨버와 결혼한다.

웨버는 그녀를 위하여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을 작곡하였고,

사라는 이 뮤지컬에서 드디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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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몸매를 구현한 배우들의 동작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객석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거나 뛰어다니며 고양이처럼 유연한 몸매를 보여주었다.

우리 바로 옆 객석의자에 길게 몸을 누일 때는 정말 실제의 고양이처럼 느껴져 놀라기도했다.

 

고양이들이 무대에서 뛰어나오고 통로에서도 느닷없이 튀어나와 놀라게 하면서

객석에서 가끔 놀란 비명소리도 들렸다.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양이와 너무나 흡사하여 나도 흠칫 놀라기를 여러번 했다.

 

같이했던 사람들,

A교수, B의원, C수석, D일보 대기자,

E사장, F교수, G제1차장, H임원,

I교수, J대사, K방송 제작본부장, 

그리고 그들의 안사람들.

그중 G는 당시 현안문제때문에 불참하면서 다른 후배가 참석했고,

E는 안사람이 미국방문중이라 큰 딸을 데리고 왔다.

A교수와 F교수는 얼마 전 자식들이 결혼해서 사돈이 되었다.

 

끝나고 근처 신라호텔 <라이브러리>에서 와인을 마시고 담소를 나눴다.

D의 재담이 단연 재미있었다.

오래된 봉두완 시절의 이야기부터, 최근의 권력 핵심에 얽힌 이면의 가십들...

 

돌아오면서도 노래 <메모리>는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고,

이후로 몇번인가 <캣츠>의 노래들을 다시 들었다.

 

 

 

 

고양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집사람은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내가 마침 집에 있으면, 꼭 함께 가자 한다. 

 

아파트에는 고양이들이 가끔 눈에 띈다.

집사람은 동물들을 유별나게 무서워하는데, 애완견이건

고양이건 거의 경기를 일으키는 정도로 무서워한다.

요새는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양재천에 산보를 나가면 몇 차례나 애완견들을 만나는데,

집사람은 개가 저만치서 나타났다하면 벌써 개로부터 한참 떨어져서

다른 방향으로 먼저 도망간다.

 

아파트 쓰레기 버리는 데 가면 때때로 고양이가 있다.

때로는 엄마고양이가 새끼 고양이까지 데리고 있는데,

그럴 때면 항상 고양이를 다른 데로 보내거나,

아니면 내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주어야한다.

 

쓰레기 버리는 데는 구역이 정해져있고 커다란 프라스틱 통이 몇개 놓여있는데

통들이 바로 놓여있기도 하지만 혹은 뒤집어져 놓여있기도 한다.

 

며칠전 저녁, 함께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갔는데, 뒤집어져 놓여있는 통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도도한, 그야말로 도도한 자세로 앉아있다.

그리고 일어서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고나서는, 온몸을 크게 활처럼 휘면서,

마치 U자를 거꾸로 한 것처럼 만드는데,

고양이 몸이 그렇게까지 늘어날 수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그때 고양이의 자세는 오히려 도도함 그 자체로 느껴졌다.

그리고는 피하지도 않고 의연하게 다시 그 자리에 앉는다.

젤리클 고양이인가?

집사람은 의연하던 그 자세가 너무나 놀라운지 계속 경탄을 금치 못한다.

 

<캣츠>에 나오는 노래가 생각난다.

고양이에게는 예의를 갖추세요.

고양이는 먼저 말 거는 걸 싫어하지요.

고양이가 먼저 말 걸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 고양이 이야기를 몇번인가 더 했다. 

 

문득 생각나는데,  

고양이를 너무도 무서워하는 집사람이 즐겨입는 티셔츠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양이 그림에 반짝이는 금박들이 붙어있는 옷이다.

 

<캣츠>와 더불어 함께 생각나는 것 들이다.

 

 




*조블 2007/08/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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