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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내기 골퍼의 최후..<2>

일상

by 아이현 2016. 1. 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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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비토>의 글이다.

그의 핸디는 1.

 

그를 소개한 글에 의하면,

 

'꼴레오네,
눈물나는 섹스,
골프 중독자,
무의식의 대변인,
히말라야,
무엇이든 할 자유.

그를 이루는 코드들이다.
비토(VITO)는 그의 애칭

어부(漁父)비토 - 골프와 사람, 꿈과 섹스, 자유

 

+++++++++++++++++++++++++++++++++++

 

어느 내기 골퍼의 최후..<2>

 

골프에서 가장 명예스러운 칭찬은 그는 모든 종류의 샷을
잘 알고 있다, 라는 것이다.
선배는 대부분의 샷을 알고 있고 실전에 훌륭하게 응용했다.
그리고 단 한번도 자신의 정확한 핸디와 베스트 스코어를 상대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골퍼는 두개의 핸디캡을 가진다.
하나는 자랑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내기를 위한 핸디캡이다.

선배는 오직 내기만을 위한 하나의 핸디캡을 가졌다.
이븐을 쳐도 이기고 80대 중반을 쳐도 이기는 탄력적인 핸디캡을
가진 것이다.
선배는 숏 게임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특히 퍼팅을 잘했는데 정석을 무시하고 손목의 스냅만으로 하는
퍼팅은 예술의 경지였다.
그리고 칩샷과 칩인으로 버디를 할 수 있는 연습을 필사적으로 했다.

칩인을 성공시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이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도박에선 운도 실력이고 기술이다. 선배의 지론은 반 타를
아끼는 샷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 타란 공이 러프로 가거나 벙커 등에 빠져 한 타를 잃어버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고 아이언은 안전하게 치는 것이 반 타를
아끼는 지름길이다. 

“손목의 스냅만으로 퍼팅하는데 또 다른 비결이 있다면.”

“퍼팅에 정도는 없고 잘 넣는 사람이 정도라고 믿는다. 
샷 감이 좋으면 아이언은 핀의 5미터 주변에 대부분 떨어질 것이다.
5미터 퍼팅에 강하면 내기골퍼로 데뷔해도 된다.
그리고 15미터 이상의 퍼팅도 엄청나게 연습해야 한다.
롱 퍼트를 넣으면 모두 운으로 인정하지 실력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배가 만난 가장 강한 고수는 누구였나?”

“너도 골프를 오래 했으니 그런 경험이 많을 거야.
골프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정지된 공이 플레이어에게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이다.
도박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마치 벽처럼 느껴져 아무리 밀고 쳐도 도저히 흔들리지 않는 상대,
고수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 날 내게 이길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얼마 전 수억대의 내기골프가 유죄냐 무죄냐를 놓고 시끄러운 적이 있다.
모든 종류의 도박은 시작에서 딸 것을 전제로 한다. 남의 돈을 따기 위해
시작하고 잃었다고 트집을 잡는 것은 양아치 중에 최고의 양아치다.
도박에는 두 개의 치명적인 함정이 있다.
이기면 미움을 받고 지면 재산을 날리는 것이다.
 
 선배에게 도박의 기준을 묻자..
그는 숨도 안 쉬고 대답했다.  

“無運有罪, 有運無罪. 운이 없으면 유죄, 운이 좋으면 무죄가 도박이다.”

상큼한 대답이다. 걸리지 않으면 도박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배는 잘 되지 않을 때 깨끗하게 판을 접을 줄 아는 것이 고수이고
그런 매너는 후일을 기약시킨다고 했다.
골프에서도 분위기가 무거워지거나 시비가 걸릴 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다.
인생에서 대부분의 불행은 입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내기골퍼로 나선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가.”

“어떤 연습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밤을 새우고 골프하면 헤드업을 많이 하고 일반적인 카드게임은 밤을
새우면서 하기 때문에 전날 늦게까지 푹 잔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연습은 퍼팅 3시간, 어프로치 2시간, 드라이버와 아이언에 1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의 골퍼들은 환상적인 드라이버 샷과 그림 같은 아이언 샷을 꿈꾸고
연습할 뿐 숏 게임에 정성을 기울이는 법이 없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드라이버와 아이언이란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미국 100대 골프레슨 전문가들에게 보기 플레이어가 타수를 가장 많이 잃는 곳은
어딘가 라는 조사가 있었다.

결과는 홀까지 60야드 이내의 실수가 65.2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엉성한 코스 공략이 10.8퍼센트, 퍼팅그린에서의 실수가 4.3퍼센트로 나왔다.
이 통계는 골퍼들이 스코어를 줄이기 위해서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 가를
정확하게 증명한다.
지금까지 그립을 갈며 헤드의 밸런스를 재서 교환하는 보기플레이어를 본 적이 없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 맞는 스펙을 잘 알아야 한다.
기회가 되면 자신의 스윙스피드를 체크 해 어떤 스펙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 아는 것이
실력진보의 지름길이다.
선배는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것 중에 강한 것을 선호했고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드라이버와 우드 모두 강한 플랙스를 선호한다.

“형이 생각하는 도박에서 필승방법은?”

“이길 수 있는 게임만을 해야 한다.
여기서 이길 수 있는 게임이란 무조건 상대가 너보다 약한 것을 말한다.
이것 말고 도박에서 필승이란 없다“

선배에게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월남붕어란 별명을 가진
절친한 후배가 있었다.
그는 핸디를 30개 받고도 배판에 배판을 하자고 사정하다 못해 애원하는
매우 단순한 공격수라서 월남붕어로 불렸다.
여유로운 집에서 태어나 모든 종류의 도박에 강한 면에서 월남붕어는
선배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도박에 관한한 아무 생각 없이 백지처럼 깨끗한 머리를 가진 선수다. 

월남 붕어와 나는 아픈 추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처음 골프를 시작해서 1주일 정도 클럽을 잡고 바로 필드로 나갔다.
드라이버란 것을 필드에서 처음 쳤으니 기본기도 샷의 개념도 없는 상태였다.
골프에 내기가 있는 것조차 몰랐던 시기인데 앞 팀의 아저씨들이
내기하는 것을 따라 하다가 배판이란 것도 배웠다.

처음엔 아주 작게 시작했지만 불과 석 달 사이에 경기 과에서 초긴장하는
도박성 내기로 이어졌다. 거액의 내기는 네 명이 서로가 서로를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을 때 만들어진다.
125개를 치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따는 엽기골프, 스코어 카드엔 145, 153,
때론 160이 넘었다.
룰도 모르며 끝까지 치기를 고집했고 롱 홀에선 25타 만에 홀 아웃을 한 적도 있다.

바위에 낀 공을 퍼터로 계속 빼내다가 퍼터가 부서진 골퍼도 있었다.
우린 퍼터로 바위를 때릴 때마다 한 타씩 세었다.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것이
무식이라는데 우린 정말로 무식의 극치를 달린 것이다. 기본기도 없고 룰도 없는
막무가내의 골프였다.
넷이 똑같이 일주일 배우고 필드로 갔기 때문이다. 

월남붕어가 티샷한 공을 페어웨이에 있던 개가 물어갔다.
그는 개를 잡는다며 페어웨이 이리저리 쫒아 다녔고 한 시간 후에
아으, 아으, 하면서 공을 20개 정도 가지고 왔다.
캐디는 놀랐지만 우리 중에 놀란 사람은 없다. 그는 월남붕어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는 거액의 판돈이 걸린 하우스에 카드를 치러 간 적이 있다.

우린 갤러리로 따라갔고 카드를 시작하자마자, 잠깐 인근 슈퍼로 담배를 사러 갔다.
우린 담배를 사서 돌아오는데 월남붕어가 아으, 아으, 하면서 현관을 나서고 있었다.
아으, 이건 월남붕어가 기쁘거나 열 받을 때 쓰는 말이다.
그는 첫 판에 가져간 모든 돈을 블러핑으로 쏟아 부었다고 했다.
담배를 사온 시간은 불과 5분, 정말 황당했다.
어떻게 족보도 아닌 패를 잡고 거액의 돈을 첫 판에 담글 수 있다는 말인가.

월남붕어를 포함한 우리 네 명은 1년 6개월 이상, 일주일에 서너 번을 필드에
갔지만 누구도 100을 깨지 못했다. 시간이 가면서 서로간의 우열이 생겼고
도박은 끝났다.
같이 칠 상대가 없는 나는 연습장에서 만난 아저씨들과 작은 내기를 했다.
그린피가 5만원하던 시절인데 한 타에 5천 원짜리였고 매번 30만원씩 잃었다.
나는 평균 120개, 그들은 100타 정도를 쳤는데 스크래치로 붙었으니
매전필패는 당연한 결과였다.

그들이 100을 넘으면 모두 스크래치라고 해서 그냥 믿었다.
그러기를 거의 8개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몰래 연습을 하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단 한번이라도 그들을 이기고 싶어 손에 피가 나고 힘이 없어
클럽을 들 수 없을 때까지 연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단 한번을 이겼다.
내가 딴 돈은 3만원, 그동안 잃은 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인데
너무 좋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다음날 아저씨들은 나랑 더 이상 안친다고 했다.
실력이 너무 늘어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허망하고 웃기는 스토리다.
마작 판을 전전하는 건달들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8개월을 매번 이기고
단 한번 패했다고 안치는 것은 정말 비극이다.
그 후로 단 한번도 그들과 라운드를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연습장에서 볼 때마다 비겁한 아저씨들이라며 인사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더 이상 연습장을 나오지 못했다.

그들에게서 얻은 교훈은 선배가 말한 이길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과 똑 같다. 

고수란 영적인 능력으로 블러핑을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게임만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다.

도박에서 정의를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처음 골프를 배우고 2년 후 레슨을 받으면서 100을 깼는데 지금도 골프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가끔 나의 어리석고 비극적인 스토리를 이야기 해준다.


인간에게 탐심이 존재하는 한 도박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
도박을 유지시키는 것은 탐심이고 발전시키는 것은 쾌락의 추구에 있다.
도박은 돈을 따고 잃을 때 오는 쾌락과 흥분을 즐기는 것이다.
선배와 도박중독에 대해서 오랜 시간 이야기했다.
선배에게 심한 도박중독이라고 하자 그는 강하게 부정했다.

“도박 중독자의 특징은 그것을 끊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하지만 나는 한번도 도박을 끊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도박 중독자가 아니다.”

“도박 중독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3가지의 시기가 있는데- 따는 시기, 잃는 시기, 절망의 시기이다.
도박중독자로 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 따는 시기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계속 땄기 때문에 빌린 돈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반대로 잃는 시기는 말 그대로 돈을 잃는 시기인데 중독자들의 특징은
도박에서 패하면 돈보다 자존심의 큰 손상이라고 여긴다.
잃은 돈의 반을 찾으면 그만둔다는 목적을 가지고 계속 패가망신을 하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의 절망의 시기는?”

“이 시기는 중독자들이 도덕적, 이성적 판단력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사기를 치고 횡령을 하며 모든 비윤리적인 행동은 다음의 큰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굳게 믿는다.
단도박회에 가입하고 손을 자른다거나 하는 그런 시기가 이른바 절망의 시기다“

선배는 한번의 도박에서 이성을 잃기는 쉽지만 이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긴 배판을 계속 부른다고 내기골프를 이기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안 될 때 배판을 많이 부른 골퍼는 패가망신의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선배가 생각하는 내기골프에서 필승방법은?”

“내기골프에서 필승의 방법은 거의 없다.
본인의 내공을 감안하여 가능하면 내기를 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필승의 길이다.
거액이 오가는 도박이 되면 어느 순간 사가 끼고 마(魔)가 낀다.
승패란 우연성의 지배를 받으며 기량에 의해 좌우되어야 하는데 판이 커지면
대부분 작업에 의해 결정된다.
우연은 필연이 되고 승부는 행위자들의 지배 밖에 있게 되는 것이다“

작은 내기는 골프를 더욱 흥미롭게 하고 삶의 활력이 된다. 
전직 미국 대통령은 내기가 없는 골프는 허망한 산보, 쓸데없는 작대기 질이라고 했다.
해리 바든은 입이 찢기는 한이 있어도 남의 플레이에 간섭하지 말고 단호하게
침묵하라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 반드시 당신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 선배의 지론은 퍼팅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퍼팅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상당히 인상적인 말이다. 퍼팅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퍼팅을 못한다는 것은 매우 원초적이고 단순한 말이지만 최상이자 최고의 진리이다.
드라이버가 스코어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결국 퍼팅은 골프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선배는 퍼팅의 지론도 이야기 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퍼팅은 지금까지 배우고 겪은 모든 이론을 죽이고
하루 종일 손과 머리의 감각을 익히면서 연습하는 것이다.
육감에 의존하는 것, 이것이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한다.
버디를 하고 싶으면 강하게 쳐야 한다.
버디는 조금 강하게 쳤다고 놀랐을 때 나오는 것이다“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다.
거리감이 좋은 골퍼는 좀처럼 3퍼트를 하지 않고 홀 아웃을 할 수 있다.
비기너가 100을 깨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퍼팅에 대한 거리감이 없기 때문이다.
5년 정도 내기골프와 도박을 한 선배는 큰 성공을 거뒀다.
내기골프, 바둑으로 돈을 모아 하우스를 차린 것이다.

선배가 노린 것은 인생을 건 마지막 한 판이었다.
책 카드가 아닌 탄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책 카드는 결과가 남아
시비에 휘말리기 쉽기 때문이다.
도박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부연하자면 탄이란 미리 패를 엮어 놓은 카드를 말한다.
선배의 작업은 성공적이었고 몇 번의 탄을 사용해 그동안 잃은 재산을 거의 찾았다.
5년간의 처절했던 삶이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것뿐이다.

하지만 현실을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하우스에서 일하던 심부름꾼이 잃은 상대에게 매수되어 검찰에 불었고
선배는 한 순간에 다시 올인 되었다.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고 다시 복구하는데 5년, 하지만 다시 모든 것을 잃는 데는
단 5일도 걸리지 않았다.
선배는 모든 것을 잃은 후 인생은 결국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어쩌면 그의 인생과 승부는 긴 강을 무심하고 흐르는 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도박중독으로 망가진 인생, 하지만 그는 지금도 도박의 한가운데서 살아간다.
이젠 정말로 할 것은 도박 밖에 없고 남은 것이라곤 골프채 한 세트뿐이다.
인간의 재능은 신이 잠시 맡긴 것이다.
하지만 그 선배는 너무 많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 불행했다.
한편으로 그의 삶은 행복한건지도 모르겠다. 자기가 하고픈 것을 하면서
살았고 언제든 쌀을 몇 가마니 보내줄 지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배가 주변에서 가장 인정받았던 이유는 피아식별에 정확했던 삶의 방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아군이면 목숨을 줄 수 있는 친구, 적이면 가차 없이 섬멸해야 할
대상이었을 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관계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인생과 온라인, 어디에서도 모두에게 괜찮은 사람이란 소리를 듣는 사람은
살면서 단 한번도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지 못한 겁쟁이인 경우가 많다.

도박에서 가장 좋은 패는 집에 갈 시간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란 격언이 있다. 
하지만 나는 선배에게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인생을 통째로 걸고 몇 번씩 올 인을
했던 선배가 나보다 그것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선배는 도박은 그 자체로 교육이고 인생이라고 했다.
성공과 실패, 무한한 좌절과 유한한 희망,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자신과의 싸움이란
유사점을 가졌다는 점에서.

도박을 통해 인생을 배웠고 속고 속이는 가운데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
그는 이길 때의 쾌락도 즐겼지만 올인 되는 그 순간의 쾌락까지 사랑했던 사람이다.  
모든 것을 다 잃어야만 비로소 집에서 편하게 잠들 수 있던 사람, 우리 시대의 마지막
실천적 쾌락주의자.
 
얼마 전 그 선배에게 전화를 받았다.  
 
"잘 지내냐?  
형도 열심히 산다. 
도박으로 망한자는 도박으로 흥하는 거니까..."


 

*조블 2007/08/0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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