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금)
아침 6시 50분. 조찬회/여의도 전경련.
새벽 5시30분에 기상, 6시10분에 출발하여 일찍 전경련에 도착하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벌써 그 많은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다.
뭐 이리 빨라 사람들이, 그리고 보니 전면에 <조찬회>, <EARLY BIRD MEETING> 이라
쓰여 있다.
문득 영어 속담이 생각난다.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새도 일찍 일어나야 벌레를 잡는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the early worm is caught by the bird> 도 말이 된다. 그
러나 일찍 바둥거리는 부지런한 버러지는 새에게 잡혀먹는다는 이야기가 되니,
아주 다른 의미가 되어버린다.
오래전 아직 동유럽 시장이 자유롭게 열리지 못했던 시절, 독일에서 온 바이어와
동유럽 진출에 대하여 상담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감안해야만 했던 위험요인이 많이 있었다.
상담이 지지부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함께 식사를 하던 중, 그 바이어가 우리에게
빨리 미개척 시장을 선점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일찍 일어나는 새>의 속담을 구사하였을 때,
우리가 되받았던 것이 <the early worm is caught by the bird> 였고, 좌석은 폭소로 이어졌다.
때로는 비즈니스에서 말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
어느 순간 어느 자리에서건 내가 <새>의 입장에 있는지, 혹은 <벌레>의 입장에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건 비단 비즈니스의 세계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살아가면서 내가 이해 못하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지만, 그중 하나가 소위 <조찬회>라는 것이다.
얼마나 바쁘면 이런 미팅을 하겠냐마는, 도대체 정상적인 생활리듬이 깨지는 것을 어찌 견디는지 모르겠다.
잠 설쳐가며 새벽에 일어나 한군데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몇 유명 인사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몇몇 참석자들과 명함도 나누고, 뭔가 나중에 필요한 관계가 될지도 모르니 이런 자리에 끼이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다. 나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라면, 가능하면 새벽 조찬이나 새벽 골프를 피하려한다,
낚시의 경우만 오로지 유일한 예외이다.
1-2년 전 어디선가의 조찬회 때 였는데, 집사람이 내가 새벽에 나간다니
무슨 일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식사준비를 했다.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고맙고 복 받은 이야기이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아침에 꼭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집사람은 꼭 국을 끓인다.
나도 치매가 시작되었는지, 새벽에 차려준 아침식사를 생각없이 잘 먹고 조찬회에 갔는데,
테이블 위에 식사를 위해 세팅 해놓은 것을 보고, 아, 참, 내가 지금 아침 먹으러 왔지, 했던 적도 있다.
새벽같이 모여 식사를 하고, 이어서 <국악>으로 듣는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를 듣고,
S전자 사장의 훌륭하신 업적에 대하여도 듣고, 몇 참석자의 질문과 이어지는 답변도 또 듣고,
그렇게 계속 듣기만하다가 사무실로 돌아왔다.
계속 강추위다.
오늘 진용이가 휴가를 나온다. 2박3일의 휴가,
마침 오늘 하루만 저녁에 다른 약속이 없다. 다행이다.
*조블 2006/01/05 08:17
| 어느 말의 이야기 - 홀스또메르 (0) | 2015.12.30 |
|---|---|
| 연말일기(8)/주말에 (0) | 2015.12.30 |
| 연말일기(6)/길이 없으면 길을 닦아라 (0) | 2015.12.30 |
| 연말일기(5)/네팔왕국의 부마 (0) | 2015.12.30 |
| 추석입니다 (0) | 2015.12.30 |